오래 살아남은 마술들 - 클래식에 대한 생각.
칼럼
작성자
꿈판
작성일
2023-02-03 10:28
조회
1415
레드 핫 마마 , 에이스 어셈블리 , 비들트릭 , 리셋 , 엠비션스 , 오일 앤 워터
카드 마술을 좀 해보았다면, 누구나 알고 있을 만한 마술들입니다.
자신만의 버전이 있을 수도 있는 분들도 있을겁니다.
이 마술들은 예전부터 굉장히 오랫동안 사랑받았고, 또 받을 텐데요.
수많은 마술들이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와중 이 마술들은 어떻게 오랫동안 살아남았을까요?
이 마술들의 어느 부분이 이 마술을 ‘클래식’의 반열에 들게 한 걸까요?
위 마술들의 공통점을 한번 생각해봅시다.
1. 효과가 직관적이고 단순함
위 마술들의 효과들만 단순히 나열해 보자면.
고른 카드의 뒷면이 바뀐다 ( 레드 핫 마마 ) , 카드를 중간에 넣어도 신호만 주면 계속 올라온다 ( 엠비션스 ) , 카드를 색깔별로 내려놔도 섞이지 않는다 ( 오일 앤 워터 ) , 신호를 주니 카드가 바뀌거나 사라진다 ( 리셋, 비들 트릭 )
굉장히 단순 명료합니다. 복잡하게 나오는 마술이 없어요. 관객이 여러 장의 카드를 기억할 필요도 없고 현상이 나타나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도 않습니다. 보기 좋죠.
2. 시연하는 입장에서 어려움이 크게 없음 + 그로 인한 이득들
카드 마술을 입문할 때 배우는 마술들답게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몇몇 기술들만 배워둬도 할 수 있는 마술들이며, 숙달하면 실패 없이 시연이 가능하죠.
이로 인해서 얻는 이득들은 크게 2가지인데
첫 번째로 마술사의 자신감과 더 깊은 탐구심을 불러일으킵니다.
배우는 것도, 시연하는 것도 큰 어려움이 없다는 것은 여러 상황에서 보여주기 좋다는 것이며, 이는 마술사의 개인적 경험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쉽게 얘기하자면 마술을 보여준 뒤 오는 반응을 기억한 후, 다른 마술들을 더 배우고 노력하게 된다는 것이죠. 칭찬이 고래를 춤추게 하는 겁니다.
두 번째는 관객 입장에서 기술의 느낌을 적게 받는다는 것입니다.
관객은 마술을 볼 때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기술의 느낌을 받게 되는데요.
뭔가 이상한듯한 동작을 볼 때 ‘아 저 때 뭔가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되는 겁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후안 타마리즈 - 매직 웨이를 읽어보는걸 추천드립니다)
그러나 위의 마술들은 최대한 일상적인 동작을 모방한 기술들만을 사용합니다. 물론 기술을 적게 쓰지 않거나 묘하게 다른 동작들이 들어간 마술도 있지만, 마술을 구경한다는 경험과 ‘마술사는 카드를 예쁘게 잘 다룬다’ 인식 때문에 관객은 큰 의심 없이 마술을 보게 됩니다.
위의 두 가지 이유로 인해 마술을 배운다 - 보여준다 - 긍정적 반응을 받는다 - 더 많은 마술을 알아보고 연습한다의 선순환으로 행하는 열차에 탑승하는 것이죠!
3. 바리에이션이 너무나 쉽다.
원본 마술의 훌륭함을 접한 뒤 그 마술에 대해 생각을 한 후 자신만의 생각들 더해 변형시키기에 이만한 마술들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변형하기가 좋습니다.
여러 유명한 마술사들의 렉쳐 중에서도 고전 마술을 변형한 형태의 마술들이 많이 보이며 (사실 어지간한 마술들은 다 변형이라지만) ‘마술사들은 각자 자신만의 리셋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변형 시도가 많이 일어났었죠.
이는 기술의 최소화 와 현상의 뚜렷함이 마술 전반적으로 은은하게 깔려있어 가능한 것이며 ‘클래식’의 반열에 오르게 해준 이유 중 하나일 것입니다.
---
시간이 많이 흘러서, 쇼츠나 릴스로 인한 마술들이 유행해서, 클래식 마술들을 은연중에 ( 혹은 대놓고.. ) 이제는 늙어버린 마술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슬픔을 느껴 글을 썼습니다.
이 글이 그런 인식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카드 마술을 좀 해보았다면, 누구나 알고 있을 만한 마술들입니다.
자신만의 버전이 있을 수도 있는 분들도 있을겁니다.
이 마술들은 예전부터 굉장히 오랫동안 사랑받았고, 또 받을 텐데요.
수많은 마술들이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와중 이 마술들은 어떻게 오랫동안 살아남았을까요?
이 마술들의 어느 부분이 이 마술을 ‘클래식’의 반열에 들게 한 걸까요?
위 마술들의 공통점을 한번 생각해봅시다.
1. 효과가 직관적이고 단순함
위 마술들의 효과들만 단순히 나열해 보자면.
고른 카드의 뒷면이 바뀐다 ( 레드 핫 마마 ) , 카드를 중간에 넣어도 신호만 주면 계속 올라온다 ( 엠비션스 ) , 카드를 색깔별로 내려놔도 섞이지 않는다 ( 오일 앤 워터 ) , 신호를 주니 카드가 바뀌거나 사라진다 ( 리셋, 비들 트릭 )
굉장히 단순 명료합니다. 복잡하게 나오는 마술이 없어요. 관객이 여러 장의 카드를 기억할 필요도 없고 현상이 나타나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도 않습니다. 보기 좋죠.
2. 시연하는 입장에서 어려움이 크게 없음 + 그로 인한 이득들
카드 마술을 입문할 때 배우는 마술들답게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몇몇 기술들만 배워둬도 할 수 있는 마술들이며, 숙달하면 실패 없이 시연이 가능하죠.
이로 인해서 얻는 이득들은 크게 2가지인데
첫 번째로 마술사의 자신감과 더 깊은 탐구심을 불러일으킵니다.
배우는 것도, 시연하는 것도 큰 어려움이 없다는 것은 여러 상황에서 보여주기 좋다는 것이며, 이는 마술사의 개인적 경험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쉽게 얘기하자면 마술을 보여준 뒤 오는 반응을 기억한 후, 다른 마술들을 더 배우고 노력하게 된다는 것이죠. 칭찬이 고래를 춤추게 하는 겁니다.
두 번째는 관객 입장에서 기술의 느낌을 적게 받는다는 것입니다.
관객은 마술을 볼 때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기술의 느낌을 받게 되는데요.
뭔가 이상한듯한 동작을 볼 때 ‘아 저 때 뭔가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되는 겁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후안 타마리즈 - 매직 웨이를 읽어보는걸 추천드립니다)
그러나 위의 마술들은 최대한 일상적인 동작을 모방한 기술들만을 사용합니다. 물론 기술을 적게 쓰지 않거나 묘하게 다른 동작들이 들어간 마술도 있지만, 마술을 구경한다는 경험과 ‘마술사는 카드를 예쁘게 잘 다룬다’ 인식 때문에 관객은 큰 의심 없이 마술을 보게 됩니다.
위의 두 가지 이유로 인해 마술을 배운다 - 보여준다 - 긍정적 반응을 받는다 - 더 많은 마술을 알아보고 연습한다의 선순환으로 행하는 열차에 탑승하는 것이죠!
3. 바리에이션이 너무나 쉽다.
원본 마술의 훌륭함을 접한 뒤 그 마술에 대해 생각을 한 후 자신만의 생각들 더해 변형시키기에 이만한 마술들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변형하기가 좋습니다.
여러 유명한 마술사들의 렉쳐 중에서도 고전 마술을 변형한 형태의 마술들이 많이 보이며 (사실 어지간한 마술들은 다 변형이라지만) ‘마술사들은 각자 자신만의 리셋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변형 시도가 많이 일어났었죠.
이는 기술의 최소화 와 현상의 뚜렷함이 마술 전반적으로 은은하게 깔려있어 가능한 것이며 ‘클래식’의 반열에 오르게 해준 이유 중 하나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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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많이 흘러서, 쇼츠나 릴스로 인한 마술들이 유행해서, 클래식 마술들을 은연중에 ( 혹은 대놓고.. ) 이제는 늙어버린 마술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슬픔을 느껴 글을 썼습니다.
이 글이 그런 인식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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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짧아서 부담없이 읽기 좋았습니다. 그리고 클래식 마술들의 3가지 공통점을 이해하기 쉬웠어요. 특히 바리에이션이 쉽다고 설명하시는 부분이 정말 매력적이었습니다. 입문자들이 쉬운 마술을 변형하기 시작하면 나중에 원하는 현상은 구현하는 것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저도 처음에 위에 마술들을 연습하고 보여주면서 자신감을 키웠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글 많이 써주세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너무 좋은 글
정성스러운 글 감사합니다.
오래 살아남은 이유에는 역시 이유가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