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에서 마술을 할 때는 본인 역량의 70%만 나온다."

-Roberto Giobii

 

위의 이야기에서 여러분이 눈여겨본 점은 어떤 것인가요?

저는 '70%'와 '역량', 그리고 '왜?'에 집중했습니다.

먼저 '왜?'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보죠.

 

왜 실전에서는 본인 역량의 70%만 나오는 걸까요? 거울 앞에서 연습을 할 때는 자신감과 테크닉이 모두 충만했는데, 왜 관객 앞에만 서면 자꾸 손이 떨리고 실수를 할까요?

너무 당연하게도, 긴장했기 때문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관객 앞에서 마술을 선보일 때만이 아니라 카메라를 켜고 기술을 촬영할 때도 긴장을 합니다(분명 저처럼 카메라 앞에서 긴장하게 되는 분들이 꽤 계실 겁니다).

카메라 앞에서의 상황과 관객 앞에서의 상황, 둘은 별개의 경우가 아니라 완전히 같은 경우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커뮤니티에 더블 리프트 피드백을 요청한다고 해 보겠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제가 더블 리프트를 하는 영상을 찍어 피드백 요청과 함께 커뮤니티에 게시해야겠죠?

그런데 영상을 촬영하던 도중, 이상하게도 자꾸만 더블이 깨지고 카드를 떨어뜨리는 등의 실수가 나와서 수십 번의 리테이크 끝에 겨우 괜찮은 영상을 건졌습니다. 저는 이 영상을 커뮤니티에 게시해도 괜찮을까요?

제 대답은 "No" 입니다.

실제로 온/오프라인 상에서 실시간으로 관객에게 마술을 시연할 때는 리테이크가 불가능합니다. 수십 번의 리테이크 끝에 나온 영상 속 자신의 실력이 아니라, 리테이크 없이 한 번에 찍은 영상 속 자신의 실력이 '진짜' 자신의 실력이라는 거죠.

어떤 분들은 "리테이크를 이용하면 마술사의 실력을 더 Up 시켜서 보여 줄 수 있고, 누군가 그 영상을 보고 즐거워 했다면 그만 아니냐" 하고 말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그리 많을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세상은 넓으니 한 분 정도는 저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죠).

여기에서는 CGI 마술의 특징을 가져와 반박이 가능합니다.

CGI 마술은 현실에서 시연이 불가능합니다. 친구가 식당에서 "참, 야 너 그 마술 개쩔더라 또 보여줘"라고 했는데 "응, 알겠어" 하고 노트북을 꺼내 영상 편집을 하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그렇다고 영상 속 마술이 CGI라고 처음부터 밝히면 관객은 더 이상 그것을 마술로 인식하지 않습니다. 단지 CGI로 받아들일 뿐이죠.

리테이크도 똑같습니다. 친구가 식당에서 "참, 야 너 그 마술 개쩔더라 또 보여줘"라고 했는데 뭔가 영상이랑은 다르게 버벅이고 어설프다? 친구는 기대감이 팍 죽어 버릴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친구에게 영상을 보내면서 "이거 찍느라 진짜 힘들었음 리테이크만 백 번 넘게 한 것 같다"라고 할 수도 없지 않습니까.

솔직히 말해, 저도 그렇게 치면 잘하는 편이 아닙니다. 굉장히 못하는 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러한 입장을 고수하는 이유는 바로 제가 생각하는 '목표'에 있습니다.

여기서 제가 앞서 말한 '70%'와 '역량'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제 목표는 '실전에서 자신의 역량의 70%가 아니라 100%를 끌어내는 것'이 아닙니다.

데이비드 카퍼필드라고 공연에서 긴장을 전혀, 아예 안 할까요? 유리 겔러라고 사람들 앞에서 숟가락을 구부릴 때 정말로 긴장 상태가 0%일까요?

실전에서는 누구나 조금은 긴장을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당연히 실전에서 본인 역량의 100%를 발휘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겠죠.

제가 생각하는 목표는 '본인 역량 100%의 총량을 늘려서 70%까지 덩달아 올리는 것'입니다.

어떻게 그 목표를 성취할 수 있을까요?

많은 답이 있겠지만, 저는 딱 세 단어로 대답함과 동시에 이 글을 마무리 짓고 싶습니다.

 

연구, 연습, 열정.

 

마술을 이루는 요소들과 실수의 원인, 동작의 균일성 등을 연구한다.

연구한 내용을 토대로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 연습한다.

열정을 잃지 않는다.

 

위 세 가지 사항을 기억한다면 저희 모두가 역량을 늘리는 것은 물론, 꽤 훌륭한 마술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