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 그때의 눈으로
칼럼
작성자
펄님조아
작성일
2024-02-01 04:43
조회
1184
자기 마술의 시작점에서 지금을 돌아보기.
오랜만에 매직박님 유투브 카우걸스 편을 다시 보았습니다. 그 편에는 최현우 마술사님을 처음 마술에 빠트렸던 텐요 마술도구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때 이야기를 하는 최현우 마술사님을 보면, 어린 마법사의 눈에 그 마술이 얼마나 신기하게 보였을지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새삼스럽게 오래전 초등학생이었던 저를 마법에 담갔던 마술이 생각났습니다.
1. 하트A 의 둥근 부분을 가리면 다이아처럼 보이는 걸 이용합니다. 카드들을 겹쳐 친구에게 조심스럽게 보여줍니다.
2. 다이아 A 카드를 뒤집어 친구에게 건네줍니다.
3. 어느새 다이아몬드 A가 하트 A로 바뀌어있습니다!!
중간 과정도 없이 카드가 공간이동을 한 듯 바뀝니다. 이 간단한 마술이 당시의 저에게는 마법 그 자체였습니다. 이 트릭은 초등학교에서 마술에 빠져있던 내내 제 필살기를 담당해 줬고 오래 지나 마술을 다시 시작할 때도 아주 자신있게 보여주고 다녔습니다. 저에게 그랬듯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 마술이 마법 같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어느덧 이 마술은 ‘생각해보니 그런 걸 대단한 양 보여줬었지’ 라며 떠올려야만 기억나는 마술이 되었습니다. 기술들을 통해 같은 현상도 훨씬 깔끔하게 보여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어색하게 카드를 정렬시켜 보여줘야 했던 대신 이제는 더블리프트를 썩 자연스럽게 쓸 수 있습니다. 심지어 체인지를 통해 눈앞에서 카드를 바꾸는 것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정작 지금에 와서는 내가 얼마나 대단한 마술들을 할 수 있게 되었는지 잊고 지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간단한 마술을 가지고도 내가 마법을 할 수 있는 양 떵떵거리고 다녔을 때를 돌아보면, 아직 완벽한 think a card로 마술을 시작하지 못한다며 의기소침한 제 모습은 꽤 이상합니다.
물론 우리가 처음 시작할 때만큼 과한 자만심에 차 있지 않는 것은 발전하며 자신의 마술을 더 정확하게 보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정말 대단한 마술사 분들을 봤고, 이제 트릭만 알고서 그 마술을 할 수 있다며 큰소리치지 않습니다. 신기한 마술을 할 수 있게 되는 것만큼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더 많이 아는 것은 지금의 내가 부족하다는 걸 깨닫는 과정입니다. 그 외에도 우리는 종종 어려운 관객을 만나 멋지게 대처하지 못한 자신의 실력에 좌절합니다. 엄청난 기술과 지식을 가진 마니아분들을 보면 눈이 높아지고 때론 주눅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마술이 얼마나 부족한지 아는 것만큼이나, 자신이 지금 얼마나 대단한 걸 할 수 있는지 아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과대평가는 발전을 멈추지만 과소평가는 우리의 가능성을 제한합니다.
오랫동안 막연히 더 마법 같은 도구와 렉처를 찾아 헤매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갑작스레 과거로 돌아가 시작점을 보면서 까맣게 잊고 지내던 통장 속 목돈을 발견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채 이만큼 쌓였다면서요. 마술을 사랑해 여기까지 온 분들이라면 누구나 곳간에 서너 말씩 쌓아두고 있는 환급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때의 눈으로 지금을 내다보며 얻는 자신감이,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을 열어줄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펄. 님. 조. 아
- 2024. 02. 01 -
오랜만에 매직박님 유투브 카우걸스 편을 다시 보았습니다. 그 편에는 최현우 마술사님을 처음 마술에 빠트렸던 텐요 마술도구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때 이야기를 하는 최현우 마술사님을 보면, 어린 마법사의 눈에 그 마술이 얼마나 신기하게 보였을지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새삼스럽게 오래전 초등학생이었던 저를 마법에 담갔던 마술이 생각났습니다.
1. 하트A 의 둥근 부분을 가리면 다이아처럼 보이는 걸 이용합니다. 카드들을 겹쳐 친구에게 조심스럽게 보여줍니다.
2. 다이아 A 카드를 뒤집어 친구에게 건네줍니다.
3. 어느새 다이아몬드 A가 하트 A로 바뀌어있습니다!!
중간 과정도 없이 카드가 공간이동을 한 듯 바뀝니다. 이 간단한 마술이 당시의 저에게는 마법 그 자체였습니다. 이 트릭은 초등학교에서 마술에 빠져있던 내내 제 필살기를 담당해 줬고 오래 지나 마술을 다시 시작할 때도 아주 자신있게 보여주고 다녔습니다. 저에게 그랬듯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 마술이 마법 같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어느덧 이 마술은 ‘생각해보니 그런 걸 대단한 양 보여줬었지’ 라며 떠올려야만 기억나는 마술이 되었습니다. 기술들을 통해 같은 현상도 훨씬 깔끔하게 보여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어색하게 카드를 정렬시켜 보여줘야 했던 대신 이제는 더블리프트를 썩 자연스럽게 쓸 수 있습니다. 심지어 체인지를 통해 눈앞에서 카드를 바꾸는 것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정작 지금에 와서는 내가 얼마나 대단한 마술들을 할 수 있게 되었는지 잊고 지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간단한 마술을 가지고도 내가 마법을 할 수 있는 양 떵떵거리고 다녔을 때를 돌아보면, 아직 완벽한 think a card로 마술을 시작하지 못한다며 의기소침한 제 모습은 꽤 이상합니다.
물론 우리가 처음 시작할 때만큼 과한 자만심에 차 있지 않는 것은 발전하며 자신의 마술을 더 정확하게 보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정말 대단한 마술사 분들을 봤고, 이제 트릭만 알고서 그 마술을 할 수 있다며 큰소리치지 않습니다. 신기한 마술을 할 수 있게 되는 것만큼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더 많이 아는 것은 지금의 내가 부족하다는 걸 깨닫는 과정입니다. 그 외에도 우리는 종종 어려운 관객을 만나 멋지게 대처하지 못한 자신의 실력에 좌절합니다. 엄청난 기술과 지식을 가진 마니아분들을 보면 눈이 높아지고 때론 주눅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마술이 얼마나 부족한지 아는 것만큼이나, 자신이 지금 얼마나 대단한 걸 할 수 있는지 아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과대평가는 발전을 멈추지만 과소평가는 우리의 가능성을 제한합니다.
오랫동안 막연히 더 마법 같은 도구와 렉처를 찾아 헤매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갑작스레 과거로 돌아가 시작점을 보면서 까맣게 잊고 지내던 통장 속 목돈을 발견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채 이만큼 쌓였다면서요. 마술을 사랑해 여기까지 온 분들이라면 누구나 곳간에 서너 말씩 쌓아두고 있는 환급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때의 눈으로 지금을 내다보며 얻는 자신감이,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을 열어줄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펄. 님. 조. 아
- 2024. 02. 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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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ㅣㅣ
와우
와우.. 작가님 계속 연재하주세요..
아이디 보고 들어왔다가 좋은 글에 감탄하고 갑니다.
꺄아악 팬이에요
wow
첫 마술할때가 생각나네용